
📻 레트로 음악 보관소
Vol.80 팍팍한 현실의 무게를 단숨에 찢어버리는 파괴적인 고음 폭격
안녕하세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회사 업무나 자동차 보험료 갱신 그리고 매달 돌아오는 대출 이자의 압박 등 직장 생활의 고단함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때가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져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 가장 저렴하고 확실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바로 노래방에서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목에 핏대를 세우며 눈물로 열창해 보았을 90년대와 2000년대 전설의 고음 발라드 명곡 10선을 소환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무자비한 고음 구간을 미친 듯이 악으로 깡으로 넘기고 나면 속이 뻥 뚫리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 HIGH-PITCH BALLAD TRACK LIST
01. 야다 - 이미 슬픈 사랑 (1999)
대한민국 록 발라드 역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은 야다의 압도적인 데뷔곡으로 남자들의 영원한 노래방 도전 과제로 불립니다. 잔잔하게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다가 널 포기할 수 없다는 비장한 가사와 함께 거칠게 터져 나오는 고음 파트는 부르는 사람의 숨통을 조여옵니다. 목이 찢어질 듯한 고통 속에서도 이 노래를 끝까지 완창 해냈을 때 주변 친구들이 보내는 경외의 눈빛은 엄청난 우월감과 통쾌함을 선물해 줍니다.
02. 엠씨더맥스 - 잠시만 안녕 (2002)
천재 보컬리스트 이수의 인간계를 초월한 미친 가창력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엑스재팬 원곡의 리메이크 걸작입니다. 애절하게 흐르던 멜로디가 곡의 후반부에 접어들며 끝없이 치솟는 고음의 향연으로 변하는 순간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는 음악과 함께 산산조각 납니다. 이 곡을 노래방에서 원키로 성공한다는 것은 곧 동네 최고의 노래 고수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할 만큼 무자비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위대한 곡입니다.
03. 임창정 - 소주 한 잔 (2003)
가수이자 뛰어난 배우이기도 한 임창정의 짙은 호소력이 절정에 달한 대한민국 공식 실연 극복 애창곡입니다. 여보세요 나야라며 수화기 너머로 절규하는 쓸쓸한 남자의 모습이 눈앞에 완벽하게 그려집니다. 억지로 예쁜 척 부르기보다는 술기운에 기대어 목이 터져라 진심을 다해 질러버릴 때 그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며 가슴속 깊이 쌓여있던 우울한 감정들을 땀방울과 함께 시원하게 배출시켜 주는 훌륭한 치유제입니다.
04. 플라워 - Endless (2001)
수많은 남학생들의 우상이었던 고유진의 화려한 테크닉과 폭발적인 성량이 결합된 웅장한 록 발라드의 표본입니다. 거친 밴드 사운드 위에서 자유자재로 고음을 넘나드는 그의 보컬은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고속도로처럼 답답한 귀를 완벽하게 뚫어줍니다. 널 사랑해 눈을 감아도라는 후렴구를 회식 자리에서 상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미친 듯이 샤우팅 하며 부르고 나면 일주일 치의 업무 스트레스가 허공으로 증발해 버립니다.
05. 김경호 - 금지된 사랑 (1997)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날카로운 고음을 쏟아내던 한국 록의 자존심 김경호의 처절하고 슬픈 마스터피스입니다.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비장한 가사가 소름 돋는 샤우팅과 함께 뿜어져 나옵니다.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극강의 고음역대 때문에 부르다가 음이탈이 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오히려 그 처절한 실패의 과정마저 유쾌한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하게 만들어줍니다.
06. 얀 - 그래서 그대는 (2002)
한쪽 어깨에 앵무새를 얹고 노래하던 독특한 콘셉트 뒤에 감춰진 얀의 어마어마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록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성가입니다. 피를 토하는 듯한 거칠고 파워풀한 허스키 보이스로 널 사랑해를 연발하는 클라이맥스는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탈진하게 만듭니다. 노래방 마이크가 터질 정도로 강하게 소리를 지르며 일상의 억눌린 분노를 합법적으로 쏟아낼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통쾌한 사이다 트랙입니다.
07. K2(김성면) - 그녀의 연인에게 (1999)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부탁한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이타적인 록 발라드 명작입니다. 가질 수 없는 인연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터질 듯한 고음으로 밀어붙이며 남성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졌습니다. 술 한잔 기울이고 노래방에 들어가 눈을 꼭 감은 채 이 노래에 영혼을 실어 부르다 보면 어느새 헤어진 첫사랑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며 진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08. 버즈 - 가시 (2005)
이천년대 중반 대한민국 모든 중고등학교 교실과 노래방을 완벽하게 평정했던 밴드 버즈의 메가 히트곡입니다. 민경훈의 조각 같은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애절한 두성 창법은 수많은 남학생들의 모창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가슴을 찌르는 가시처럼 아픈 이별의 고통을 록 밴드 사운드에 담아 거칠게 표현하여 동성 친구들끼리 모인 노래방에서 무조건 대창을 유발하는 영원한 청춘의 애창곡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습니다.
09. 박완규 - 천년의 사랑 (1999)
선글라스를 낀 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폭발적인 샤우팅을 쏟아내던 부활 출신의 로커 박완규의 전설적인 솔로 히트곡입니다. 천 년이 지나도 너만을 사랑하겠다는 스케일이 다른 지독한 순애보를 하늘을 찢을 듯한 높은 음역대로 거침없이 토해냅니다. 엄청난 성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완창 하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지만 그 험난한 고음의 산맥을 넘어섰을 때 밀려오는 벅찬 성취감은 일상의 모든 피로를 잊게 만들어줍니다.
10. 이지(izi) - 응급실 (2005)
가요 차트 순위보다 노래방 차트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십수 년째 좀비처럼 살아 숨 쉬는 전 국민의 십팔번 곡입니다. 이 바보야 진짜 아니야라며 직설적으로 외치는 후렴구는 부르기 편하면서도 시원하게 속을 뚫어주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화려한 기교나 엄청난 고음이 아니더라도 노래방 책자를 펼치면 가장 먼저 눈이 가고 마음 편하게 목청껏 부를 수 있는 완벽한 국민 스트레스 해소용 발라드입니다.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르며 부르는 록 발라드는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합법적이고 짜릿한 일탈입니다. 답답한 일이 있다면 오늘 당장 마이크를 잡고 이 폭발적인 멜로디와 함께 가슴속 응어리들을 모두 허공으로 날려버리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