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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처방전

[Rx. 138] 블랙핑크 샘플링 원곡: 악마의 기교, 리스트 '라 캄파넬라' (ft. 파가니니)

by 아키비스트 2026.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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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처방전] 피아노 건반 위에서 쏟아지는 수천 개의 은색 종소리

"나는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
- 젊은 날의 리스트가 파가니니의 연주를 보고 남긴 맹세

최근 블랙핑크의 <Shut Down> 도입부에 사용되면서 전 세계 K-POP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 멜로디.
"띵~ 띵~ 띵~" 하고 울리는 고음의 타건 소리는 마치 악마가 흔드는 유혹의 종소리처럼 들립니다.

역사상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당대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던 리스트가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만든 곡.
인간의 손가락 움직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초절기교(Transcendental Etude)의 향연을 처방합니다. 눈과 귀가 동시에 즐거워지는 짜릿함을 경험해 보세요.

 

 

🎵 오늘의 처방 곡: 리스트 - 파가니니에 의한 대연습곡 3번 '라 캄파넬라'

※ 원제: F. Liszt - Grandes études de Paganini, S. 141: No. 3 "La Campanella"

프란츠 리스트는 20대 초반, 파리에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연주회를 보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피아노로도 저런 기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결심한 그는 하루 10시간 이상 피나는 연습을 하며 파가니니의 곡들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3번 곡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의 주제를 빌려왔습니다.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이라는 뜻입니다. 피아노의 고음역대를 극한으로 활용하여 딸랑거리는 작은 종소리부터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거대한 종소리까지 완벽하게 묘사했습니다.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영화 <샤인>, 각종 게임과 광고 음악으로 쓰이며 클래식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곡입니다.

 

 

💡 심층 감상 포인트: 피아니스트들의 '공포 대상 1호'

듣기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연주자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 🎹 1. 2옥타브를 넘나드는 도약
    오른손이 엄지로 멜로디를 치고, 새끼손가락으로 2옥타브 위의 종소리(D#)를 쳐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손이 날아다녀야 가능한 기술입니다. 이 아슬아슬한 도약이 듣는 이에게 짜릿한 스릴을 줍니다.
  • 🔔 2. 트릴(Trill)의 향연
    두 개의 음을 빠르게 교대로 연주하는 트릴이 곡 전체에 걸쳐 나옵니다. 4번, 5번 손가락(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끈질기게 트릴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사운드의 잔향'을 묘사하여 종소리가 공기 중에 퍼지는 효과를 냅니다.
  • 🌪️ 3. 32분음표의 질주
    후반부로 갈수록 속도는 빨라지고 음표는 많아집니다. 양손이 건반 끝에서 끝까지 훑고 지나가는 화려한 피날레는 그야말로 '기교의 불꽃놀이'입니다.

🎧 함께 들으면 좋은 처방 (Pairing Music)

쇼팽 - 즉흥 환상곡 (Fantaisie-Impromptu)

리스트와 쌍벽을 이루는 피아노의 거장,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함께 들어보세요.

리스트가 '남성적이고 과시적인 테크닉'이라면, 쇼팽은 '여성적이고 섬세한 테크닉'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쏟아지는 음표들 속에서도 잃지 않는 서정성과 우아함. 두 피아노 천재의 서로 다른 매력을 비교해 보는 맛이 일품입니다.

 

 

💊 마음 약사의 처방 후기

정신없이 몰아치는 기교에 혼이 쏙 빠지셨나요?
가끔은 이렇게 복잡한 생각 할 틈도 주지 않는 화려한 음악이 최고의 휴식이 되기도 합니다. 리스트의 종소리처럼, 당신의 하루도 맑고 경쾌하게 울려 퍼지길 바랍니다.

"한계는 깨지라고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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