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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처방전

[Rx. 147] 슬픈 클래식 명곡: 모차르트의 유작, 레퀴엠 '라크리모사' (영화 아마데우스)

by 아키비스트 2026.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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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처방전] "눈물의 날, 죄인은 심판을 받으러 재 속에서 살아나리라."

검은 망토를 쓴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의뢰한 죽음의 음악.
병상에 누운 모차르트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써 내려간,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울려 퍼지는 최후의 백조의 노래.

살다 보면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깊은 슬픔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상실감, 혹은 내 안의 무언가가 죽어버린 듯한 공허함.

천재 모차르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작곡하다가, 딱 8마디만을 남기고 절명한 미완의 걸작.
영화 <아마데우스>의 엔딩 신에서 모차르트의 시신이 구덩이에 던져질 때 흐르던 가장 비극적이고 성스러운 눈물의 노래 '라크리모사'를 처방합니다. 이 곡과 함께 마음껏 우십시오.

 

 

🎵 오늘의 처방 곡: 모차르트 - 레퀴엠 D단조 중 '라크리모사 (눈물의 날)'

※ 원제: W.A. Mozart - Requiem in D minor, K. 626: III. Sequentia - Lacrimosa dies illa

모차르트의 유작(遺作)인 <레퀴엠>은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 미사곡입니다. 1791년,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모차르트에게 한 익명의 의뢰인이 찾아와 레퀴엠 작곡을 부탁합니다. 모차르트는 이 의뢰인을 '죽음의 사자'라고 생각했고, 이 곡이 자신을 위한 장송곡이 될 것임을 직감하며 공포와 열정 속에서 작곡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곡을 완성하지 못하고 35세의 나이로 요절합니다. 특히 이 '라크리모사(Lacrimosa)'는 그가 8번째 마디(‘심판받을 사람은...’)까지만 쓰고 숨을 거둔 곡입니다. 나머지는 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지시를 바탕으로 완성했습니다. 현악기의 울음소리 같은 반주와 합창단의 비통한 절규가 어우러져 인간의 유한함과 신에 대한 간절한 자비를 노래합니다.

 

 

💡 심층 감상 포인트: 상승하는 한숨

단 3분 남짓한 곡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 🎻 1. 바이올린의 흐느낌
    곡의 시작과 함께 바이올린이 두 음씩 짝지어 연주합니다. 이는 마치 사람이 "흑, 흑" 하고 흐느껴 우는 소리, 혹은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묘사한 것입니다.
  • 📈 2. 고통의 상승 (Crescendo)
    합창단의 멜로디는 반음계적으로 서서히 상승합니다. 슬픔과 고통이 점점 차오르다가,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Huic ergo parce Deus)" 부분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하늘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치는 듯한 인간의 본원적인 공포와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 🙏 3. 아멘 (Amen)
    모든 격정이 가라앉고 마지막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아멘". 이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안식을 비는 체념과 평화의 순간입니다.

🎧 함께 들으면 좋은 처방 (Pairing Music)

포레 - 레퀴엠 중 '피에 예수' (Pie Jesu)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죽음의 공포와 심판'을 다뤘다면, 포레의 <레퀴엠> 중 '피에 예수(자비로운 예수)'는 '죽음 이후의 안식과 평화'를 노래합니다.

포레는 "나의 레퀴엠은 죽음의 자장가"라고 말했습니다. 소프라노의 청아한 독창이 천국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약속합니다. 모차르트로 슬픔을 토해내고, 포레로 따뜻한 위로를 받으세요. 완벽한 치유의 코스입니다.

 

 

💊 마음 약사의 처방 후기

눈물이 마른자리에 새로운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시나요?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완성이라고 합니다. 모차르트가 마지막 숨결로 남긴 이 노래가, 당신의 힘든 오늘을 위로하는 따뜻한 손길이 되길 바랍니다.

"울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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