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작품은 넷플릭스 공개 직후 전 세계적인 화제성을 휩쓸며 폭발적인 시청 기록을 세웠던 돈 룩 업입니다. 지구를 멸망시킬 거대한 혜성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두 천문학자가 이 충격적인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거대한 언론 투어를 돌며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입니다.
블랙 코미디의 거장 아담 맥케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현대 사회의 정치 언론 대중의 민낯을 아주 날카롭고 유쾌하게 꼬집습니다. 단순한 재난 영화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우리가 살아가는 씁쓸한 현실의 거울이 되어주는 이 위대한 풍자극의 매력을 심도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눈앞에 다가온 멸망조차 정치적 도구로 소비해 버리는 기막힌 블랙 코미디의 세계로 지금 바로 들어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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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tflix
Chapter 1. 할리우드 초호화 캐스팅이 완성한 씁쓸한 현실 풍자극
이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압도적인 캐스팅 라인업 덕분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가 지구의 멸망을 경고하는 평범한 천문학자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아주 단단하게 잡아줍니다. 여기에 메릴 스트립이 표를 얻는 데만 혈안이 된 무능한 미국 대통령 역을 뻔뻔하게 소화하며 케이트 블란쳇은 시청률에만 미쳐있는 가벼운 아침 방송 쇼 호스트로 변신하여 놀라운 연기 변신을 보여줍니다.
특히 티모시 샬라메 조나 힐 아리아나 그란데 크리스 에반스 등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들이 곳곳에 포진하여 각자의 이기심과 탐욕에 눈이 먼 현대 사회의 다양한 군상들을 입체적으로 연기합니다. 이들은 혜성 충돌이라는 인류 최악의 위기 앞에서도 진실을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나 경제적 이득 혹은 가벼운 가십거리만을 쫓는 촌극을 벌입니다. 아담 맥케이 감독은 이토록 화려한 배우들의 앙상블을 통해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진실 불감증과 반지성주의를 매우 매섭고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천문학자들이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세상은 그들을 그저 인터넷 밈이나 조롱거리로 소비해 버립니다. 이는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정보가 범람하는 현시대의 미디어 환경을 소름 돋게 반영한 훌륭한 대목입니다. 영화 속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의 환장할 행태를 보며 마음껏 웃다가도 어느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유는 그들의 모습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씁쓸한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Chapter 2. 진실이 양극화된 사회 위를 올려다보라 대 보지 마라
영화 중반부에 접어들며 밤하늘에 육안으로도 혜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사회는 둘로 완벽하게 쪼개집니다. 다가오는 멸망의 진실을 직시하고 대비하자는 저스트 룩 업 진영과 정치권의 선동에 휩쓸려 혜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 하늘을 보지 말라고 외치는 돈 룩 업 진영의 대립이 극에 달합니다. 과학적 사실과 객관적인 진실마저도 완벽하게 정치화되고 진영 논리에 의해 철저하게 양극화되어 버리는 이 광기 어린 모습은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정확하게 찌릅니다.
거대 IT 기업의 CEO 피터 이셔웰은 혜성에 매장된 막대한 희귀 광물에 눈이 멀어 궤도를 돌리려던 기존의 안전한 계획을 무산시키고 미검증된 위험한 파괴 작전을 강행합니다. 자본주의의 끝없는 탐욕이 인류 전체의 생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마저 집어삼키는 순간을 묘사한 이 장면은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강력하고 날카로운 경고 중 하나입니다. 과학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묵살되고 오직 거대 자본과 권력의 논리만이 세상을 미쳐 돌아가게 만듭니다.
감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실이 어떻게 교묘하게 편집되고 왜곡되며 대중이 어떻게 서로를 물어뜯고 조롱하는지를 대단히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편집을 통해 스크린에 가감 없이 전시합니다. 손끝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가상의 데이터에 매몰되어 진짜 다가오는 위기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관객들에게 매우 묵직하고 뼈아픈 성찰을 안겨줍니다.
📸 SCENE STEALER COLLECTION




▲ 재난의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 씁쓸한 현실의 촌극
Final. 허무맹랑한 코미디가 안겨주는 묵직하고 서늘한 경고
극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결국 자본과 탐욕에 눈먼 자들의 무모한 작전은 처참하게 실패로 돌아갑니다. 피할 수 없는 멸망의 순간이 코앞에 닥친 가운데 각자의 방식으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깊은 잔잔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범한 식탁에 둘러앉아 마지막 저녁 식사를 나누는 장면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짜 중요하게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우리가 가진 게 참 많았다고 읊조리는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는 이 거대한 코미디 영화가 도달하고자 했던 가장 슬프고도 철학적인 종착역입니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탈출한 소수 권력층의 우스꽝스러운 최후를 보여주는 쿠키 영상 역시 마지막까지 블랙 코미디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통쾌한 일침을 날립니다. 돈 룩 업은 그저 가볍게 웃고 즐기는 킬링타임 영화가 결코 아닙니다. 기후 위기나 환경 파괴 등 전 지구적인 재난 앞에서도 여전히 각자의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는 인류를 향한 아주 절박하고 매서운 경고장과도 같습니다.
아직 이 놀랍고도 씁쓸한 명작을 감상하지 않으셨다면 오늘 저녁 넷플릭스를 켜고 이 유쾌하면서도 소름 돋는 지옥도에 직접 동참해 보시길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화려한 연출 속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 뒤에 남는 길고 묵직한 여운을 통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을 다시 한번 찬찬히 되돌아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오리지널 영화이자 가장 논쟁적인 문제작을 절대로 놓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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