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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37. 세 자매
우리는 결코 모스크바로 갈 수 없다

"모스크바로! 모스크바로!"
지방 소도시에 갇혀 사는 올가, 마샤, 이리나 세 자매. 그들에게 모스크바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잃어버린 꿈이자 유일한 희망이다. 안톤 체홉의 희곡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일상의 비극을 포착한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연출하고 출연한 1970년 영화판은 이 정적인 고통을 가장 클래식하게 재현했다.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100년이 지난 지금, 시골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 사는 우리의 권태와도 닮아 있다.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Three Sisters> (안톤 체홉 작)
- • 영화: <세 자매> (1970)
- • 감독: 로렌스 올리비에
- • 출연: 로렌스 올리비에, 조안 플로라이트
🎭 STAGE vs SCREEN : 기다림의 미학
무대의 정적: 흘러가는 시간
체홉의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는 침묵이다. 배우들이 차를 마시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 정적 속에서 인생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관객은 사건이 터지기를 기다리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전율한다.
스크린의 디테일: 불길한 징조
영화는 클로즈업을 통해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소품의 디테일을 포착한다. 깨진 시계, 타오르는 촛불, 멀리서 들려오는 군악대 소리. 이러한 시청각적 요소들은 세 자매의 몰락을 예견하는 불길한 징조로 기능하며 영화적 긴장감을 더한다.
🎬 THE SCENE : 군대가 떠나는 날
주둔했던 군대가 떠나고 음악 소리가 멀어질 때 남겨진 세 자매가 서로를 끌어안는 엔딩. "살아가야 해. 살아가야 해."라고 되뇌는 올가의 대사는 절망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보여준다.
"행복은 저 멀리 모스크바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가지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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