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x 클래식] Match.36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황금빛 벽화
구스타프 클림트 <베토벤 프리즈> & 루트비히 판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질병과 가난 그리고 죽음의 공포가 도사리는 참혹한 현실 세상.
그 절망적인 운명을 딛고 일어서 예술을 통해 영원한 평화를 얻으려 했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전 인류를 향한 찬가를 작곡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
인간이 마주한 가장 깊은 고통을 극복하고 마침내 눈부신 구원에 도달하는 경이로운 합창의 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작품 정보
- • 그림: 구스타프 클림트 - 베토벤 프리즈 (1902년 작 오스트리아 빈 제체시온 소장)
- • 음악: 루트비히 판 베토벤 - 교향곡 9번 라단조 작품번호 125 합창
- • 감상 지점: 시련과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도달하는 숭고한 영혼의 입맞춤
1. 고뇌를 넘어선 황금빛 구원 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는 천구백이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베토벤 기념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거대한 벽화입니다. 가로 길이가 무려 삼십사 미터에 달하는 이 웅장한 작품은 인류가 겪는 처절한 고통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험난한 여정 그리고 마침내 예술과 사랑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순수한 환희의 세계를 세 개의 거대한 벽면에 나누어 서사적으로 담아냈습니다. 클림트는 베토벤을 진심으로 존경했으며 그의 교향곡 구번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이 웅장한 시각적 교향곡을 완성했습니다.
첫 번째 벽면은 행복을 갈망하지만 질병과 가난 그리고 죽음의 공포에 짓눌려 고통받는 나약한 인류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앙상하게 마른 사람들은 황금빛 갑옷을 입은 무장한 기사에게 자신들을 구원해 달라고 간절히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벽면에는 인류의 앞길을 가로막는 온갖 적대적인 힘과 악의 무리들이 기괴하고 끔찍한 형상으로 도사리고 있습니다. 고릴라를 닮은 거대한 괴물 티폰과 그의 딸들인 질병 광기 욕정 그리고 무절제 같은 어두운 욕망들이 영웅의 전진을 방해하려 끊임없이 유혹하고 위협합니다. 이 어두운 벽면은 인간이 살아가며 반드시 마주해야만 하는 내면의 타락과 외부의 시련을 상징적으로 폭로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벽면은 마침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예술이라는 이름의 맑고 순수한 세계로 진입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눈부시게 보여줍니다. 여인들이 하늘로 떠올라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가운데 남녀가 황금빛 종 모양의 빛줄기 속에서 굳게 껴안고 뜨겁게 입을 맞추고 있습니다. 클림트는 거친 질감의 회반죽 위에 금박과 은박 그리고 유색 유리와 단추 같은 다양한 재료를 아낌없이 붙여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인간의 끝없는 고뇌를 치유하는 예술의 위대한 힘에 바치는 숭고한 헌사이자 간절한 기원문입니다.
2.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터져 나온 빛의 노래 베토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구번 합창은 인간의 목소리를 교향곡에 도입한 음악 역사상 최초의 파격적인 시도이자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예술적 성취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베토벤이 이 거대한 곡을 완성했을 당시 그는 이미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여 세상의 어떤 아름다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짙은 암흑과도 같은 절망적인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무자비하게 짓누르는 가혹한 운명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우주의 화음을 오선지 위에 온전히 쏟아부었습니다.
이 위대한 교향곡은 클림트의 황금빛 벽화가 보여주는 서사 구조와 완벽하게 동일한 궤적을 그리며 웅장하게 전개됩니다. 일악장과 이악장은 운명의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듯 거칠고 혼란스러우며 삼악장은 지친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듯한 깊고 서정적인 평화와 위로를 노래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악장에 이르러 베토벤은 앞선 악장들의 모든 고통과 번뇌를 단숨에 끊어내듯 강렬하고 날카로운 불협화음을 터뜨린 후 첼로와 베이스의 묵직하고 낮은 선율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환희의 송가 주제를 아주 조심스럽게 제시합니다.
독일의 위대한 낭만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이 사악장은 바리톤 독창자가 오 형제들이여 이런 우울한 소리들이 아니라 더욱 즐겁고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자고 호기롭게 외치며 본격적으로 성대한 막을 올립니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와 수백 명의 합창단이 한데 어우러져 폭발하듯 쏟아내는 환희와 벅찬 인류애의 메시지는 듣는 이의 심장을 거세게 요동치게 만듭니다. 신분이나 인종 그리고 국경을 완전히 초월하여 모든 인간은 결국 형제가 되어 하나로 결합한다는 이 위대한 선언은 시대를 훌쩍 넘어 영원토록 인류를 묶어주는 강력한 빛이자 구원의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 도슨트의 감상 가이드 함께 보고 듣기
🎧 작품 감상 단계
첫 번째 베토벤의 교향곡 구번 사악장 환희의 송가 후반부 합창이 가장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절정 부분을 힘차게 재생합니다.
두 번째 심장을 울리는 오케스트라 반주 위로 수많은 사람들의 벅찬 합창이 터져 나올 때 클림트 벽화의 세 번째 화면에 등장하는 천사들의 무리를 넓은 시야로 가만히 바라봅니다. 금빛 날개를 달고 일렬로 떠올라 세상을 향해 노래하는 여인들의 신비로운 모습이 베토벤의 음악이 지닌 성스럽고 압도적인 에너지와 완벽하게 일치하며 잊을 수 없는 시각적인 황홀경을 선사합니다.
세 번째 합창단이 사랑과 평화의 아름다움을 소리 높여 노래할 때 그림 오른쪽 끝에서 눈을 감고 뜨겁게 포옹하며 입을 맞추는 두 남녀의 눈부신 황금빛 실루엣에 온전히 집중해 봅니다. 모든 육체적인 고통을 훌쩍 뛰어넘어 영혼의 완전한 결합과 구원을 상징하는 이 숭고한 입맞춤은 귓가를 울리는 베토벤의 장엄한 합창 소리와 부드럽게 섞여 우리를 번뇌가 사라진 영원한 평화의 우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 [명화 x 클래식] 시리즈
눈으로 보는 명화의 감동과 귀로 듣는 클래식의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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