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r MOVIE] #40. 바냐 아저씨
42번가의 리허설, 그리고 삶

"우린 살아야 해요, 바냐 아저씨."
평생 매형을 위해 헌신했으나 뒤늦게 자신의 삶이 낭비되었음을 깨달은 바냐. 루이 말 감독의 <42번가의 바냐>는 아주 독특한 영화다. 화려한 세트장이 아닌, 뉴욕의 낡은 극장에서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았다. 무대 의상도 없이 평상복을 입고 커피를 마시며 연기하지만, 그 어떤 시대극보다 체홉의 정수에 가깝게 다가간다.
연극과 영화, 현실과 연기의 경계를 허문 이 작품은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묵직하게 질문한다. (최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핵심 모티프로 쓰이기도 했다.)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Uncle Vanya> (안톤 체홉 작)
- • 영화: <42번가의 바냐> (1994)
- • 감독: 루이 말
- • 출연: 줄리안 무어, 월리스 숀
🎭 STAGE vs SCREEN : 경계의 소멸
무대의 리허설: 날것의 연기
영화 속 배우들은 관객이 없는 낡은 극장에서 연습한다. 19세기 러시아 의상이 아닌 청바지와 셔츠 차림이다. 하지만 대사가 시작되는 순간 그곳은 19세기 러시아의 시골 영지가 된다. 겉치레를 벗어던진 순수한 연기 대결은 연극의 본질이 무엇인지 증명한다.
스크린의 관찰: 다큐멘터리적 시선
카메라는 배우들의 미세한 떨림과 숨소리를 아주 가까이서 관찰한다. 영화 초반, 배우들이 극장으로 들어와 잡담을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극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은 영화만이 줄 수 있는 마법 같은 경험이다. 우리는 관객이자 리허설을 지켜보는 스태프가 된다.
🎬 THE SCENE : 소냐의 마지막 독백
절망에 빠진 바냐 아저씨에게 조카 소냐가 건네는 위로. "긴긴 낮과 긴긴 밤을 살아가요.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우린 고통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 이야기해요." 줄리안 무어의 담담한 연기는 이 장면을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엔딩 중 하나로 만들었다.
"화려한 무대 장치도 조명도 필요 없다. 위대한 텍스트와 배우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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