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예쁜 케이크 상자를 열었는데, 그 안에 씁쓸한 에스프레소가 들어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눈을 뗄 수 없는 핑크빛 색감과 강박적일 정도로 완벽한 좌우 대칭의 화면. 그 아름다운 미장센 속에는 잔혹한 전쟁의 역사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낭만의 시대에 대한 짙은 향수가 배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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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rchlight Pictures
Chapter 1.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
영화는 1927년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도는 가상의 국가 주브로브카를 배경으로 합니다. 전설적인 지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와 로비보이 제로의 모험은 마치 명랑 만화처럼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그 이면에는 파시즘의 광기와 폭력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감독은 살인, 탈옥, 총격전 같은 무거운 소재들을 파스텔톤 화면으로 포장하여, 현실의 비극을 한 편의 우아한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킵니다.
Chapter 2.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예우
주인공 구스타브는 향수를 뿌리고 시를 읊으며, 야만의 시대에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비록 허영덩어리 속물처럼 보일지라도, 무례하고 거친 세상에 맞서 낭만과 예의를 지키려는 마지막 저항군과도 같습니다. 그의 모습은 효율성과 속도만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고전적인 가치'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 SCENE STEALER COLLECTION




▲ 웨스 앤더슨의 강박적인 대칭미가 선사하는 시각적 쾌감
Final. 도살장 같은 세상에 핀 작은 희망
영화의 마지막, 구스타브의 세계는 결국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 무너집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그의 세상은 그가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사라져 있었지만, 그는 그 환상을 아주 멋지게 유지했다"고.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슬픔보다는 따뜻함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그가 남긴 '멋진 환상'이 우리 마음속에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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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하고 야만적인 세상에서
끝까지 낭만을 지키려 했던 어느 신사의 투쟁기."
- Review by Edi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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