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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PLAY or MOVIE] #63. 영화 동주 줄거리 결말 해석: 윤동주와 송몽규, 부끄러움의 미학 리뷰

by 아키비스트 2026.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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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63. 동주

시인이 되기에 너무나 부끄러운 시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와 행동하는 혁명가 몽규.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두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준익 감독은 화려한 색채를 배제하고 과감하게 '흑백'을 선택했다. 그것은 윤동주의 시가 가진 순결함을 표현하기 위함이자, 화려한 기교 없이 오직 인물과 대사에 집중하게 만드는 연극적 장치이기도 했다.

영화는 강하늘의 목소리를 통해 윤동주의 시를 내레이션으로 낭송한다. 시와 영상이 만나는 순간, 문학은 활자를 넘어 스크린 위로 흐르는 음악이 된다.

📋 작품 정보

  • • 장르: 드라마, 전기 (연극적 미장센 차용)
  • • 영화: <동주> (2016)
  • • 감독: 이준익
  • • 출연: 강하늘, 박정민

🎭 STAGE vs SCREEN : 흑백의 독백

무대의 질감: 2인극의 구성

영화 <동주>는 마치 잘 짜인 2인극을 보는 듯하다. 동주와 몽규, 정적이면서 내면으로 침잠하는 시인과 동적이면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혁명가. 두 인물의 대화 씬은 클로즈업과 바스트 샷 위주로 촬영되어 배우의 호흡과 표정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든다. 배경 음악조차 절제된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사운드는 바로 '시(詩)'다.

스크린의 서정: 시의 시각화

밤하늘의 별, 감옥의 창살, 흩날리는 원고지. 흑백 화면은 색깔이 주는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사물의 본질과 질감을 강조한다. 강하늘이 '별 헤는 밤'이나 '서시'를 낭송할 때, 화면은 그 시의 정서를 담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변한다. 컬러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여운이다.

🎬 THE SCENE : 취조실의 서명

일본 형사가 내민 거짓 진술서에 서명해야 하는 순간. 송몽규는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서"라며 울분을 토하고 서명하지만, 윤동주는 "이런 세상에 태어나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러워서" 서명할 수 없다고 말하며 원고를 찢는다. 두 청년의 서로 다른 부끄러움과 용기가 교차하는, 가슴 먹먹한 클라이맥스다.

"흑백으로 찍었으나 어떤 컬러 영화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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