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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X 클래식

[명화 x 클래식] Match.11 하르트만 '키예프의 대문' x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웅장한 추모의 선율

by 아키비스트 2026.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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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x 클래식] 죽은 친구를 위한 웅장한 추모곡,
하르트만 <키예프의 대문> &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천재 건축가.
그의 유작 전시회를 거닐며, 친구를 잃은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곡가.
러시아의 정체성을 고민했던 건축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스케치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빚어낸 걸작.
마치 미술관을 산책하는 듯한 공감각적인 명곡의 피날레를 소개합니다.

 


🎨 작품 정보

  • • 그림: 빅토르 하르트만 - 키예프의 대문 (1869년 작, 건축 설계도/수채화)
  • • 음악: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 (라벨 관현악 편곡 버전 유명)
  • • 키워드: #러시아국민악파 #우정 #프롬나드(Promenade)

1. 지어지지 못한 꿈의 문: 하르트만의 스케치

1873년, 러시아 예술계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러시아만의 독창적인 건축 양식을 창조하려 했던 젊은 건축가 빅토르 하르트만이 동맥류 파열로 39세의 나이에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친구였던 비평가 스타소프는 하르트만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유작 400여 점을 모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키예프의 대문>입니다. 이 그림은 실제로 지어진 건물 그림이 아니라, 키예프(현 키이우) 시가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암살 모면을 기념하기 위해 열었던 대문 건축 공모전에 하르트만이 출품했던 '설계도'입니다.

하르트만은 서유럽의 건축 양식을 답습하는 대신, 고대 러시아의 투구 모양을 본뜬 웅장한 돔 지붕과 러시아 전통 자수 무늬를 넣은 기둥을 설계했습니다. 비록 공모전이 취소되면서 이 대문은 영원히 종이 위에만 남게 되었지만, 러시아의 혼과 웅장함이 살아 숨 쉬는 디자인은 보는 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2. 음악으로 쌓아 올린 우정의 기념비: 무소륵스키

하르트만의 절친한 친구였던 작곡가 무소륵스키는 전시회를 다녀온 후 깊은 감동과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는 친구의 그림들이 잊히지 않도록 음악으로 남기기로 결심하고, 단 3주 만에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을 완성합니다. 그는 10개의 그림을 각각 독립된 곡으로 묘사하고, 그림과 그림 사이를 걸어 이동하는 관람객(자신)의 발걸음을 '프롬나드(Promenade, 산책)'라는 간주곡으로 연결하는 독창적인 형식을 취했습니다.

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은 전곡 중 가장 웅장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하르트만은 현실에 대문을 세우지 못했지만, 무소륵스키는 음악을 통해 그 대문을 거대하고 견고하게 세워 올렸습니다.

곡은 러시아 정교회의 성가를 연상시키는 묵직하고 장엄한 화음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거대한 종이 뎅- 뎅- 하고 울리는 듯한 피아노의 타건은 듣는 이의 심장을 두드립니다. 특히 훗날 모리스 라벨이 관현악으로 편곡한 버전에서는 금관악기의 찬란한 팡파르가 더해져, 천국으로 떠난 친구를 향한 무소륵스키의 뜨거운 우정과 헌사가 폭발하듯 터져 나옵니다. 죽음으로도 갈라놓지 못한 예술가들의 우정이 만들어낸 최고의 피날레입니다.

3. 도슨트의 감상 가이드: 함께 보고 듣기

🎧 감상 포인트

Step 1. 무소륵스키(라벨 편곡 버전 추천)의 '전람회의 그림' 중 마지막 곡 '키예프의 대문'을 재생하세요. (유튜브 검색: Pictures at an Exhibition The Great Gate of Kiev)

Step 2. 웅장한 금관악기의 도입부가 시작되면 하르트만의 '거대한 아치형 대문' 스케치를 보세요. 실제로 지어졌다면 인간을 압도했을 그 거대한 크기를 음악의 볼륨이 가늠하게 해줍니다.

Step 3. 곡 중간중간 들리는 종소리 같은 타악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림 속 '러시아풍 돔 지붕''작은 사람들'을 상상해 보세요. 대문 사이로 행진하는 고대 러시아의 군대와 축제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 [명화 x 클래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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