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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02. 대학살의 신
문명인이라는 착각 그리고 거실에서의 전쟁

"아이들의 싸움은 핑계였을 뿐이다"
두 쌍의 부부. 교양 있는 대화.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만남.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실은 원시적인 전장으로 변한다.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은 인간의 위선을 가장 우아하게 조롱한다. 우리는 과연 문명인인가 아니면 옷을 입은 야만인인가.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손을 거쳐 더욱 밀도 높은 심리극으로 완성되었다. 공간은 오직 거실과 복도로 한정된다. 카메라는 나가지 않는다. 인물들도 나가지 못한다. 갇힌 공간에서 폭발하는 것은 주먹이 아니라 날 선 말들이다.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God of Carnage> (야스미나 레자 작)
- • 영화: <대학살의 신> (2011)
- • 감독: 로만 폴란스키
- • 출연: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존 C. 라일리
🎭 STAGE vs SCREEN : 말의 타격감
무대의 에너지: 관객을 향한 독설
연극은 네 배우의 앙상블이 전부다. 무대 위에는 숨을 곳이 없다. 배우들이 뱉는 대사는 객석으로 곧장 날아와 꽂힌다. 관객은 그들의 유치한 말싸움을 지켜보며 묘한 우월감과 동시에 뜨끔한 수치심을 느낀다.
스크린의 디테일: 무너지는 표정
영화는 클로즈업을 통해 '교양'이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립스틱이 번지고 머리가 헝클어지며 넥타이가 풀어진다. 고상한 척하던 얼굴들이 일그러지는 과정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본다. 특히 케이트 윈슬렛의 구토 장면은 가식적인 평화가 깨지는 가장 영화적인 순간이다.
🎬 THE SCENE : 튤립과 햄스터
영화에서 가장 압권은 햄스터를 내다 버린 남편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다. 사소한 에피소드가 도덕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쟁의 도구가 된다. 카메라는 네 사람의 시선을 빠르게 교차하며 이 거실이 곧 정글임을 선포한다.
"문명은 야만 위에 덮어둔 얇은 천조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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