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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PLAY or MOVIE] #03. 더 파더 : 무너지는 기억의 미로 속에서

by 쭈야야 202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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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03. 더 파더

나를 잃어버린다는 공포에 관하여

 

"이곳은 내 집인가 병원인가 아니면 내 머릿속인가"

치매를 다룬 작품은 많았다. 하지만 환자의 시선에서 세상이 어떻게 부서지는지 체험하게 만든 작품은 드물다. 플로리안 젤러는 자신의 희곡을 직접 영화화하며 관객을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관객은 주인공 안소니가 느키는 공포를 공유한다. 방금 만난 딸의 얼굴이 바뀌고 가구의 위치가 변한다. 이것은 슬픈 드라마가 아니다. 귀신 하나 나오지 않지만 가장 끔찍한 심리적 호러다.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Le Père> (플로리안 젤러 작)
  • • 영화: <더 파더> (2020)
  • • 감독: 플로리안 젤러
  • • 출연: 안소니 홉킨스, 올리비아 콜맨

🎭 STAGE vs SCREEN : 편집된 기억

무대의 미니멀리즘: 사라지는 사물들

연극 무대에서는 장면이 바뀔 때마다 가구들이 하나씩 사라진다. 관객은 안소니의 기억이 지워지고 있음을 물리적으로 목격한다. 텅 빈 무대에 홀로 남은 노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상실감을 준다.

스크린의 편집: 조작된 시공간

영화는 교묘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편집을 활용한다. 부엌 타일의 색이 미묘하게 바뀌고 복도의 구조가 변한다. 관객은 자신이 본 것을 의심하게 된다. 영화적 기법 자체가 치매 증상을 체험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 것이다.

🎬 THE SCENE : 나는 누구인가

엔딩 시퀀스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린다. "내 잎사귀가 다 지는 것 같아." 평생을 지탱해 온 자아가 무너지는 순간. 연기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삶 그 자체의 절규가 스크린을 찢고 나온다.

"시간은 우리를 치유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를 지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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