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r MOVIE] #44.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독설로 차려진 최후의 만찬

"진실을 말해줘? 우린 그냥 우연히 유전자가 섞인 세포 덩어리들이야."
8월의 찌는 듯한 더위.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오세이지 카운티의 본가로 모인 세 딸과 독설가 엄마 바이올렛. 트레이시 레츠의 퓰리처상 수상작은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지만 그 깊이는 셰익스피어 비극에 버금간다.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가 모녀로 만나 펼치는 연기 대결은 마치 맹수들의 싸움을 보는 듯 살벌하고 압도적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들이 서로를 얼마나 잔인하게 물어뜯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뜨겁고 고통스러운 가족사진.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August: Osage County> (트레이시 레츠 작)
- • 영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2013)
- • 감독: 존 웰스
- • 출연: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베네딕트 컴버배치
🎭 STAGE vs SCREEN : 3층 집과 평원
무대의 수직성: 인형의 집
연극 무대는 3층짜리 대저택의 내부를 단면도로 잘라놓은 듯한 세트를 사용한다. 각 층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가족들의 은밀한 대화와 갈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관객은 전지적인 시점에서 이 콩가루 집안의 붕괴를 목격한다.
스크린의 수평성: 끝없는 지평선
영화는 답답한 집 밖으로 나가 오세이지 카운티의 황량한 평원을 비춘다. 아무리 달려도 벗어날 수 없는 지평선은 가족이라는 굴레를 시각적으로 은유한다. 특히 메릴 스트립(바이올렛 역)의 약물 중독 연기는 클로즈업을 통해 더욱 그로테스크하게 다가온다.
🎬 THE SCENE : 장례식 후 만찬
20분 가까이 이어지는 저녁 식사 장면. 바이올렛이 딸들의 비밀을 하나씩 폭로하며 식탁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결국 큰딸 바바라(줄리아 로버츠)가 엄마에게 달려들어 육탄전을 벌이는 순간, 가족의 위선적인 평화는 산산조각 난다. "생선이나 먹어, 썅년아!(Eat the fish, bitch!)"라는 대사는 충격 그 자체다.
"가족은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가혹한 형벌이자 유일한 안식처다."
'Play or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PLAY or MOVIE] #45. 영화 연극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줄거리 결말 해석 리뷰 (0) | 2026.02.09 |
|---|---|
| [PLAY or MOVIE] #43. 영화 연극 검찰측 증인 줄거리 결말 해석: 아가사 크리스티 반전 리뷰 (0) | 2026.02.09 |
| [PLAY or MOVIE] #42. 영화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줄거리 결말 해석: 편견과 용기 리뷰 (0) | 2026.02.09 |
| [PLAY or MOVIE] #41. 영화 연극 어 퓨 굿 맨 줄거리 결말 해석: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가 리뷰 (0) | 2026.02.09 |
| [PLAY or MOVIE] #40. 연극 영화 바냐 아저씨 줄거리 결말 해석: 안톤 체호프 희곡 리뷰 (0) | 2026.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