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x 클래식] Match.23 뼈 시린 겨울 풍경과 얼어붙은 호수,
브뤼겔 <눈 속의 사냥꾼> & 비발디 <사계 중 겨울>
발이 푹푹 빠지는 깊은 눈, 앙상한 나뭇가지, 축 늘어진 어깨로 돌아오는 사냥꾼들.
가장 완벽한 겨울 그림이라 칭송받는 피테르 브뤼겔의 풍경화.
이가 딱딱 부딪히는 추위와 따뜻한 난로 가의 평화를 묘사한 안토니오 비발디의 협주곡.
보는 것만으로도 입김이 나올 것 같은, 450년의 시차를 둔 두 겨울 걸작을 만납니다.

🎨 작품 정보
- • 그림: 피테르 브뤼겔(대) - 눈 속의 사냥꾼 (1565년 작,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소장)
- • 음악: 안토니오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겨울' (1725년 작)
- • 키워드: #겨울풍경 #북유럽르네상스 #소빙하기 #표제음악
1. 혹독한 추위와 일상의 온기: 브뤼겔
16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피테르 브뤼겔이 그린 이 그림은 서양 미술사에서 겨울을 그린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당시 유럽은 '소빙하기'라고 불릴 만큼 혹독한 추위가 닥쳤던 시기였습니다.
그림 앞쪽 언덕에는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세 명의 사냥꾼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뒷모습은 지쳐 보이고, 뒤따르는 개들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사냥감이 고작 여우 한 마리뿐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혹독함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언덕 아래로 시선을 옮기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마을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팽이를 치며 겨울을 즐기고 있습니다.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낙네들은 불을 피웁니다. 브뤼겔은 춥고 배고픈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민중들의 생명력과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파노라마처럼 담아냈습니다.
2. 얼음장 같은 바이올린의 떨림: 비발디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발디의 <사계>는 각 계절을 묘사한 소네트(시)를 바탕으로 만든 표제 음악입니다. 그중 '겨울'은 가장 극적이고 묘사가 뛰어난 곡입니다.
1악장: 차가운 눈 속에서 추위에 떨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바이올린의 짧고 날카로운 스타카토 연주는 마치 살을 에는 칼바람과 이가 딱딱 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2악장: 분위기가 반전되어 아주 평온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흐릅니다.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지만, 따뜻한 난로 가에서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정경입니다.
3악장: 다시 얼음판 위를 조심조심 걷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 그리고 북풍과 남풍이 싸우듯 몰아치는 눈보라를 그리며 격렬하게 끝납니다.
3. 도슨트의 감상 가이드: 함께 보고 듣기
🎧 감상 포인트
Step 1. 비발디 사계 중 '겨울 1악장'을 재생하세요. (유튜브 검색: Vivaldi Four Seasons Winter)
Step 2. 바이올린의 날카로운 트릴이 시작되면 그림 앞쪽의 '지친 사냥꾼과 사냥개들'을 보세요.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견디며 눈밭을 걸어가는 그들의 고단함이 음악과 함께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Step 3. 이어서 평화로운 '겨울 2악장(Largo)'을 들으며 시선을 '언덕 아래 마을'로 옮기세요. 얼음판 위에서 노는 아이들과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며, 음악이 주는 따스한 위로를 느껴보세요.
🖼️ [명화 x 클래식] 시리즈
눈으로 보는 명화의 감동과 귀로 듣는 클래식의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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