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x 클래식] Match.24 그림이 된 음악, 음악이 된 밤,
휘슬러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 & 쇼팽 <녹턴>
"그림 제목을 '교향곡'이나 '야상곡'으로 짓다니?"
그림은 이야기를 담는 도구가 아니라, 색채와 형태의 조화라고 믿었던 화가.
음악 용어를 그림 제목으로 가져온 제임스 맥닐 휘슬러.
밤의 서정을 피아노 건반 위에 시처럼 쓴 프레데리크 쇼팽.
제목(Nocturne)으로 연결된 두 거장의 몽환적인 밤을 만납니다.

🎨 작품 정보
- • 그림: 제임스 맥닐 휘슬러 -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 : 떨어지는 불꽃 (1875년 작)
- • 음악: 프레데리크 쇼팽 - 녹턴 Op.9 No.2 (1832년 작)
- • 키워드: #예술을위한예술 #추상화의전조 #법정다툼
1. 물감으로 연주한 야상곡: 휘슬러
미국 출신 화가 휘슬러는 런던 템즈 강의 밤 풍경을 즐겨 그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 '교향곡(Symphony)', '화음(Harmony)', '야상곡(Nocturne)' 같은 음악 용어를 붙였습니다. 그림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는, 음악처럼 색과 선의 조화 그 자체로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은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터지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형체는 거의 없습니다. 짙은 어둠(검은색) 속에 흩뿌려진 불꽃(금색)의 파편들만이 추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당시 유명 비평가 존 러스킨은 이 그림을 보고 "물감 한 통을 대중의 얼굴에 끼얹고 돈을 요구한다"며 혹평했습니다. 휘슬러는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었고, 재판에서 "이 그림은 이틀 만에 그렸지만, 여기엔 내 평생의 경험이 담겨 있다"는 명언을 남기며 승소했습니다. (비록 보상금은 1파운드뿐이었지만요.)
2. 밤의 서정을 노래하다: 쇼팽 녹턴
'녹턴(Nocturne)'은 원래 가톨릭 수도원에서 밤에 부르던 기도 노래였지만, 아일랜드 작곡가 존 필드가 피아노 곡으로 발전시켰고, '피아노의 시인' 쇼팽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쇼팽의 <녹턴 Op.9 No.2>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밤의 음악일 것입니다. 왼손은 일정한 리듬으로 부드럽게 반주를 깔아주며 밤의 고요함을 유지하고, 오른손은 그 위에서 자유롭고 감미로운 멜로디를 노래합니다. 때로는 화려한 장식음(트릴)으로 반짝이는 별빛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휘슬러가 그림에서 형체를 지우고 색채의 분위기(Mood)를 강조했듯이, 쇼팽은 음악에서 고정된 형식을 넘어 감정의 흐름과 뉘앙스를 극대화했습니다. 두 예술가는 서로 다른 도구(붓과 피아노)를 사용했지만, '밤'이라는 캔버스 위에 가장 아름다운 서정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3. 도슨트의 감상 가이드: 함께 보고 듣기
🎧 감상 포인트
Step 1. 쇼팽의 '녹턴 2번 (Op.9 No.2)'을 재생하세요. (유튜브 검색: Chopin Nocturne Op.9 No.2)
Step 2.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면 그림의 전체적인 '검푸른 색조'를 느껴보세요. 구체적인 사물을 찾으려 하지 말고, 밤안개가 낀 템즈 강의 차갑고 고요한 공기를 눈으로 느껴봅니다.
Step 3. 피아노의 고음 장식음(트릴)이 나올 때, 그림 곳곳에 찍힌 '금색 점(불꽃)'들을 보세요.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떨어지는 불꽃의 잔상이 쇼팽의 영롱한 피아노 소리와 어우러져, 눈앞에서 음악이 흐르는 듯한 공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 [명화 x 클래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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