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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PLAY or MOVIE] #09. 펜스 : 울타리는 무엇을 막고 무엇을 가두는가

by 쭈야야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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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r MOVIE] #09. 펜스

꿈이 좌절된 아버지의 뒷마당

 

"어떤 사람들은 남을 못 들어오게 하려고 울타리를 치고, 어떤 사람들은 가족을 못 나가게 하려고 울타리를 친다."

1950년대 피츠버그. 한때 유망한 야구 선수였으나 지금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트로이 맥슨. 어거스트 윌슨의 퓰리처상 수상작은 인종 차별이라는 거대한 벽과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그린다. 덴젤 워싱턴은 이 위대한 희곡을 영화로 옮기면서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그저 배우들의 연기라는 직구를 스크린 한가운데 꽂아 넣었다.

이 영화는 '보는' 영화가 아니라 '듣는' 영화다. 쏟아지는 대사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한 가장의 비뚤어진 사랑과 파괴된 꿈을 목격한다.

📋 작품 정보

  • • 원작: 희곡 <Fences> (어거스트 윌슨 작)
  • • 영화: <펜스> (2016)
  • • 감독: 덴젤 워싱턴
  • • 출연: 덴젤 워싱턴, 비올라 데이비스

🎭 STAGE vs SCREEN : 뒷마당의 우주

무대의 고집: 벗어나지 않는 공간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 뒷마당에서만 진행된다.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울타리 안에 갇힌 흑인 가정의 현실을 상징한다. 관객은 트로이의 장광설을 들으며 그 좁은 마당이 그가 지배하는 유일한 제국임을 깨닫는다.

스크린의 눈물: 콧물까지 연기하다

영화 역시 공간을 크게 확장하지 않는다. 대신 카메라를 배우의 얼굴 바로 앞까지 들이댄다. 특히 비올라 데이비스(로즈 역)가 남편의 외도를 듣고 오열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흐르는 콧물조차 닦지 않고 토해내는 그녀의 감정은 무대석 멀리서는 볼 수 없었던 영화만의 처절한 디테일이다.

🎬 THE SCENE : "내가 널 좋아해야 해?"

아들이 "아빠는 왜 저를 싫어하세요?"라고 물을 때 트로이의 대답. "내가 널 먹여주고 입혀주는 건 널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 책임이기 때문이다." 가장의 책임감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그 무게에 짓눌려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잊어버린 아버지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는 야구 배트로 죽음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쳐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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