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r MOVIE] #13. 웰컴 투 동막골
이념이 사라진 곳에 꽃이 피다

"뱀이 나와? 뱀이 나오면 어떡해?"
6.25 전쟁이 한창이던 때 지도에도 없는 마을 동막골. 국군 인민군 그리고 미군이 이곳에 불시착한다. 총부리를 겨누던 그들은 서서히 밭을 갈고 멧돼지를 잡으며 하나가 된다. '장진 사단'의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연극은 박광현 감독의 손을 거쳐 한국형 판타지 휴먼 드라마의 정점이 되었다.
전쟁 영화지만 전쟁 장면보다 웃음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영화. 강원도 사투리의 구수함이 총성을 덮어버리는 마법 같은 133분이다.
📋 작품 정보
- • 원작: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장진 작)
- • 영화: <웰컴 투 동막골> (2005)
- • 감독: 박광현 (각본 장진)
- • 출연: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임하룡
🎭 STAGE vs SCREEN : 말맛과 스펙터클
무대의 위트: 장진식 유머
원작자 장진 특유의 '말맛'은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 긴박한 대치 상황에서 툭 던지는 엉뚱한 대사들 상황을 비트는 아이러니는 연극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무대는 좁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화학 작용은 폭발적이다. "마을 사람들은 위대한 영도력을 뭘로 생각해요?" "뭐를 마니 멕여야지 뭐." 같은 명대사는 연극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스크린의 판타지: 팝콘 눈
영화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에 거대한 시각적 판타지를 입혔다. 수류탄이 옥수수 창고에서 터져 팝콘이 눈처럼 내리는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음악은 동막골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로 완성했다.
🎬 THE SCENE : 멧돼지 사냥
국군과 인민군이 힘을 합쳐 거대한 멧돼지를 잡는 장면. 슬로우 모션으로 연출된 이 시퀀스에서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사냥을 즐기는 소년들 같다. 이념 대립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몸으로 보여주는, 가장 역동적이고 유쾌한 화해의 순간이다.
"총을 내려놓게 만드는 힘은 위대한 사상이 아니라 배부른 밥 한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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