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r MOVIE] #16. 김종욱 찾기
첫사랑은 기억 조작의 산물이다

"인도에서 만난 턱 선이 예쁜 남자, 그를 찾아주세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신화. 대학로 데이트 코스의 정석.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주는 흥신소라는 기발한 소재로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장유정 연출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버전은 공유와 임수정이라는 당대 최고의 로맨스 아이콘을 내세워 뮤지컬의 아기자기함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확장시켰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달달함 속에 숨겨진 쌉싸름한 진실에 있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것.
📋 작품 정보
- • 원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 (장유정 작/연출)
- • 영화: <김종욱 찾기> (2010)
- • 감독: 장유정
- • 출연: 공유, 임수정
🎭 STAGE vs SCREEN : 멀티맨의 부재
무대의 재치: 1인 22역 멀티맨
뮤지컬의 백미는 단연 '멀티맨'이다. 한 명의 배우가 아버지, 택시 기사, 점쟁이 등 20여 개의 배역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옷을 갈아입는 과정 자체가 거대한 쇼다. 관객은 스토리보다 멀티맨의 땀방울에 박수를 보낸다. 연극적 약속이 주는 최고의 유희다.
스크린의 비주얼: 인도의 색채
영화는 멀티맨을 과감히 삭제(혹은 여러 조연으로 분산)하고 그 빈자리를 인도의 이국적인 풍광으로 채웠다. 무대에서는 상상에 맡겼던 블루시티 조드푸르의 푸른 골목과 사막의 노을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뮤지컬 넘버는 줄었지만 로맨틱한 무드는 배가되었다.
🎬 THE SCENE : 엔딩 크레딧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공유가 "끝을 안 내면... 좋은 느낌 그대로 남잖아요"라고 말하던 대사는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첫사랑을 완성하지 않음으로써 영원히 박제하려는 주인공의 심리는 로맨틱하면서도 겁쟁이 같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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