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r MOVIE] #78. 세일즈맨
아쉬가르 파르하디가 그려낸 현대판 세일즈맨의 죽음

"관객들은 우리가 연극을 하는 줄 알지만, 우리는 무대 위에서 실제 삶을 산다."
이란의 테헤란. 붕괴 위험에 처한 아파트를 떠나 이사한 부부 에마드와 라나. 그들은 아마추어 극단에서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공연 중입니다. 어느 날 밤,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라나가 습격을 당하고, 남편 에마드는 범인을 찾기 위해 스스로 탐정이 됩니다. 칸 영화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쓴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걸작. 연극 속 윌리 로만의 비극과 현실 속 부부의 비극이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갑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피해자의 남편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늙은 가해자. 과연 누가 진정한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윤리적 딜레마를 던집니다.
📋 작품 정보
- • 모티프: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작)
- • 영화: <세일즈맨> (2016)
- •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 • 수상: 칸 영화제 각본상, 남우주연상 /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 STAGE vs SCREEN : 분장과 맨얼굴
극중극: 노인의 분장
영화 속에서 에마드는 윌리 로만 역을 연기하기 위해 매일 밤 노인 분장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가 마주하는 진짜 '세일즈맨'(범인)은 초라하고 병약한 늙은 노점상입니다. 무대 위 가짜 노인과 현실의 진짜 노인이 겹쳐지며, 에마드가 느끼는 분노와 연민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현실의 균열: 금 간 유리창
영화 초반, 공사 진동으로 인해 아파트 유리창에 금이 가는 장면은 앞으로 이들 부부의 관계에 생길 균열을 암시합니다. 파르하디 감독은 대사의 행간에 엄청난 서스펜스를 숨겨놓습니다. 범인을 잡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이란 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명예를 중시하는 남성의 자존심이 얽혀 답답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만듭니다.
🎬 THE SCENE : 뺨을 때리는 소리
빈집에 갇힌 늙은 범인과 그를 심문하는 에마드. 가족들 앞에서 범인의 죄를 폭로하려는 순간, 에마드는 범인의 뺨을 때립니다. 그리고 범인은 심장마비로 쓰러집니다. 그 순간, 복수를 실행한 에마드는 승리자가 아니라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버립니다. 무대 조명이 꺼진 후 분장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에마드의 모습은 <세일즈맨의 죽음>보다 더 비극적인 현대인의 초상입니다.
"복수는 차갑게 식히기도 전에 이미 내 손을 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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